귀농귀촌지원센터
보도자료

[인생2막 귀농]귀농3년차 부부의 꿈…"달콤한 곶감 조청처럼 익어갑니다"

 4717c0b66a7c73a66ce59b733e1d2499_1485241 

4일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시평마을에서 귀농해 정착중인 백용기·송남희 부부가 함께 개발한 수제곶감조청을 선보이고 있다.2017.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2014년 귀농을 한 후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실패도 많았고 살림은 계속 마이너스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돈을 좀 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인생 2막이 비로소 시작된 것 같은 느낌요."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시평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백용기(49)·송남희(46·여) 부부는 도시를 떠나 시골에 온 지 겨우 3년이 지난 새내기 귀농 부부다.

부부는 2017년 정유년 새해의 의미를 '인생 2막'을 시작하는 해로 잡았다. 2014년 귀농 후 3년 동안 실패만 거듭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농사의 감을 잡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백씨와 송씨는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한 회사에서 처음 만났다. 송씨는 1989년, 백씨는 3년 뒤인 1992년 입사했다.

야유회 등을 통해 눈이 맞은 두 사람은 사내커플로 결혼에 골인을 했지만 행복은 잠시 뿐이었다.

당시 노조 사무실에서 상근직으로 일을 하던 송씨는 첫애를 가진 1996년 사무실의 담배 냄새 등 여러 이유로 퇴사를 했고, 정읍 등 타 지역 근무가 많았던 백씨 역시 가족의 품으로 가겠다며 3년 뒤인 1999년 회사를 그만뒀다.

그러나 백씨 부부는 회사를 다닐 때 선 빚 보증이 잘못되는 등 불운이 겹치면서 3억원이라는 큰 빚을 떠안게 됐다. 고생문이 열린 것이다.

부부는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분식집과 치킨집, 채소장사, 생과일주스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빚을 갚아나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둘은 2002년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2004년 어렵게 주위 도움을 받아 고물상을 열어 빚을 갚아나갔고, 정부의 50% 빚 탕감 정책으로 겨우 신용불량자 꼬리표를 떼어냈다.

백씨 부부의 귀농은 2013년 송씨의 갑상선암 수술이 계기가 됐다. 많은 빚을 갚느라 힘든 생활을 하면서 지칠 대로 지치기도 했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저와 남편 모두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다 암 수술 후 제 건강이 나빠지면서 고물상을 접고 '시골로 가서 새출발을 하자'고 뜻을 모았죠."

그렇게 해서 부부는 고물상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 2014년 백씨의 고향이자 곶감으로 유명한 동상면 시평마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시평마을에서 귀농해 정착중인 백용기·송남희 부부가 함께 개발한 수제곶감조청.2017.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하지만 새 출발은 쉽지 않았다. 이 마을이 백씨의 고향이기는 했지만 백씨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마을을 떠났다 돌아왔기 때문에 귀농인들이 흔히 겪게 되는 주민들의 텃세를 피할 수는 없었다.

"지금도 눈이 오면 제가 마을 눈을 치워주고 있습니다. 가장 어린 사람이 60대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어른들이 저희들을 주민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서라도 이 마을 주민이 돼야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귀농 3년이 지나도록 살림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매년 마이너스 살림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버지 땅을 빌려 이것저것 해봤죠. 첫해 고구마를 시작으로 배추와 무를 해봤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비닐하우스 2개 동에서 완두콩과 토마토에 도전해봤지만 역시 실패했다. 비닐하우스 한 동이 큰 바람에 날아가는 피해도 당해 봤다.

지난해에도 감자, 고추 등 여러가지 도전을 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백씨 부부는 귀농을 한 2014년부터 귀농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완주군에서 하는 e-비즈니스 교육을 통해 컴퓨터를 다루는 방법과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완주군 정보화농업인 연구회와 전북 농업인 블로그 모니터링 기자단에도 가입해 블로그 운영 등을 하며 다양한 인적교류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농사일의 선생이나 선배 격인 여러 멘토들을 만났다. 완주의 다른 마을에 사는 주민 2명과 친해지면서 셋이서 품앗이도 하고 있다. 집 바로 앞에 마늘밭이 있는데, 이 마늘도 품앗이하는 주민이 준 것이다.

"요즘 마늘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귀농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럿이서 소통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멘토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처음 귀농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시평마을에서 귀농해 정착중인 백용기·송남희 부부가 재배중인 마늘밭을 관리하고 있다.2017.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그런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백씨는 지난해 7월27일 열린 제6회 전북농업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농업인 정보화 유공부문 도지사상을 받았다. 같은 해 9월1일 열린 제12회 동상면민의 날 행사에서는 박성일 완주군수로부터 모범 귀농인상을 받기도 했다.

부부는 지난달 운주면에서 열린 제3회 완주군 곶감축제에 참여해 번 돈으로 운주면의 한 어린이집에 백미 20kg 12포대(45만원상당)를 후원하는 등 더 어려운 주변을 돕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2017년은 부부에게 중요한 해다. 3년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한 살림을 이제는 플러스로 돌려놓아야 할 때라고 보고 있다.

준비도 차근차근 해왔다. '곶감 조청'이라는 전략 제품도 만들었다. 이 조청은 곶감과 찹쌀, 엿기름 세 가지로 만들었다.

4일 백씨 집을 찾았을 때 송씨는 이 조청과 가래떡을 내놓으며 "한 번 맛을 보라"고 권했다. 가래떡에 조청을 묻혀 입에 대자 달콤한 곶감의 맛이 났다. 독특한 맛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연구를 해 만들었습니다. 다른 지역에는 있는데 전북에는 없는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선을 보였는데, 올해는 이것으로 히트를 치고 싶어요."

백씨 부부는 스스로를 어설픈 농부라고 표현했다. 아직은 배우는 학생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농사일을 하는 열정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다고도 했다.

지난 3년 동안 '귀농 연수생'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이곳저곳 따라다니며 농사일을 배웠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벌였다. 그 결과 모든 품목을 다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배웠다고 했다.

4일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시평마을에서 귀농해 정착중인 백용기·송남희 부부가 함께 개발한 수제곶감조청을 들며 강소농 인증 간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7.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전략 품목이 필요했고, 그래서 나온 것 중 하나가 '수제 곶감 조청'이다.

이 곶감 조청과 함께 그동안 배운 농사일을 열심히 한다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겠느냐는 게 이 부부의 생각이다.

"귀농은 3년째가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적어도 5년은 버텨야 귀농이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일 힘든 3년째를 작년에 넘겼습니다.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향후 2년 동안 어떻게든 진짜 농부가 돼 보겠다는 이 부부의 얼굴에서는 '행복하다'는 표정이 숨겨지지 않았다.

남편이 "돈을 벌려고 귀농을 한 게 아니다"고 하자 아내는 "나는 돈을 좀 벌고 싶다"며 농을 주고받았다.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남편과 진중해 보이는 아내. 도시 생활을 하다 붙은 신용불량자 꼬리표를 떼고 귀농을 한 이후 여전히 힘든 생활 속에서도 '꿈이 있기에 금실이 더 좋아졌다'는 이 부부의 '인생 2막'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이 커진다.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제목 날짜
신소득작목으로 소득 올린다...완주과실로컬가공센터 2017-08-09
“진짜 완주 군민 됐어요” 2017-07-27
새내기 귀농귀촌인들의 완주 알기 교육 2017-07-27
완주 예비 귀농인 수확한 감자 복지시설에 기증 2017-07-10
귀농 귀촌의 메카로 부상한 전북 완주군, 그 비결은? 2017-07-07
'완주산 열대과일' 로컬푸드에 등장 2017-07-07
신소득작목으로 농가소득 올린다 2017-07-07
산꼭대기 복지농장··· '비상한' 닭이 산다 2017-07-07
완주군, 귀농·귀촌인 정착 실무교육 2017-07-07
[귀농인의 집 사람들] 한 지붕 열 가족 2017-06-28
완주군, 귀농귀촌 박람회 참가 2017-06-20
완주군-LS엠트론, 귀농·귀촌인 대상 농기계 교육 2017-06-02
‘로컬푸드 1번지’ 완주군, 귀농귀촌 박람회서 호평 2017-05-29
"귀농귀촌은 사람 살기좋은 완주로"…도시민 귀농학교 진행 2017-03-28
[귀농·귀촌 우리동네로 오세요]전북 완주군 2017-03-28
"살기좋은 완주에서 인생 2막 어때요" 2017-03-15
농산물 생산으로 자립구조 만드는 완주군 2017-03-15
[인생2막 귀농]귀농3년차 부부의 꿈…"달콤한 곶감 조청처럼 익어갑니다" 2017-01-24
농촌에서의 제2인생 시작은 ‘완주군이 최고!’ 2017-01-05
완주군 농림축산식품부, '도시민 농촌유치 지원사업' 우수상 2016-12-21